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12일 ‘1차 슈퍼위크’에서 누적 득표율 51.41%로 과반 승리를 거뒀다. 이재명 후보는 네 번의 지역 순회 경선과 50만명의 국민·일반당원이 참여한 1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모두 50%를 넘기며 독주를 이어갔다. 최근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의 진을 친 이낙연 후보는 경선 레이스에서 처음으로 30% 선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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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 페이스북


이재명 후보는 이날 강원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 1차 슈퍼위크 개표 결과 누적 유효 투표수 55만5988표(선거인단 75만1007명, 투표율 74.03%) 가운데 28만5856표(51.41%)를 얻었다.

 
이번 발표는 지역 대의원·권리당원 중심인 지난 4일 대전·충남, 5일 세종·충북, 11일 대구·경북, 이날 강원 지역순회 경선 투표 결과에 더해 8∼12일 실시된 49만6672명(선거인단 64만1922명, 투표율 77.37%) 규모의 1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합산한 것이다. 이는 210만명에 육박하는 전체 선거인단의 3분의 1 규모다.

 
2위인 이낙연 후보는 17만2790표로 31.08%의 누적 득표율을 기록했으며 3위는 추미애 후보(6만3122표·11.35%)가 차지했다. 이어 정세균 후보 (2만3731표·4.27%), 박용진 후보(6963표·1.25%), 김두관 후보(3526표·0.63%) 순이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함께 발표된 강원 지역 순회경선에서도 득표율 55.36%를 기록해 대전·충남(54.81%), 세종·충북(54.54%), 대구·경북(51.12%)에 이어 4연속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 다만 이날 국민·일반당원 1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51.09%)는 당초 캠프 내부에서 예상했던 ‘50% 중반선’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긴장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반면 고무된 이낙연 후보는 추석 연휴 이후인 오는 25∼26일 호남 경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호남은 그의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이다. 이낙연 후보는 충청권 경선에서 28.19%를 받았지만, 이날 국민·일반당원 1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31.45%를 득표하며 이재명 후보와 격차를 좁혔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25일 광주·전남, 26일 전북, 10월 1일 제주, 2일 부산·울산·경남, 3일 인천(2차 슈퍼위크), 9일 경기 순으로 지역순회 경선을 실시한다. 10월 10일 서울 경선에서는 3차 슈퍼위크 결과와 함께 최종 후보가 선출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에는 결선이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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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강원권역 순회경선 합동연설. 왼쪽부터 기호순으로 이재명, 김두관,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후보. 

 

 

“절묘하다. 민심은 역시 무섭고 예리하다는 생각이 든다.”

12일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 선출 경선 1차 슈퍼위크 성적표를 받아든 이재명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충청권, 대구·경북(TK)에 이어 이날 발표된 강원권, 1차 선거인단 개표에서도 ‘과반 연승’을 차지했지만, 누적 득표율은 51.41%로 절반을 갓 넘겼다. 핵심 관계자들은 통화에서 “방심하면 과반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집단지성의 경고처럼 들린다”며 “5연속 압승에도 다시금 긴장의 끈을 조이게끔 하는 기묘한 수치”라고 평가했다.

 

누적 득표율 31.08%를 기록한 이낙연 후보 측은 “상승의 기운이 느껴진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전날 TK까지의 누적 득표율(28.14%)을 3%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려서다. 이재명 후보의 누적 득표율이 전날 53.88%에서 2.47%포인트 하락했으므로, 이재명 후보와의 격차를 이날만 5%포인트 이상 줄인 셈이다. 이낙연 캠프 핵심 관계자는 “변화의 흐름이 새로운 물결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 캠프 모두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호남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민심이 1차 슈퍼위크에서 이낙연 후보에게도 딱 포기하지 않을 만큼의 표를 준 것”이라면서도 “이미 과반 득표로 네거티브 없이 정책 선거에 몰두하는 이재명이 끝까지 선택받아야 한다는 것이 증명됐다. 앞으로도 지금의 선거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13일 광주·전남 공약발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어 호남 구애에 나선다.

 

이낙연 후보 측은 “호남에서 확실히 (이재명의) 과반이 무너질 것”이라며 예상했다. 이낙연 후보가 태어나고 정치적 기반을 닦은 ‘안방’이며, 앞서 최대 5만여명(대전·충남)에 달했던 지역 경선과는 달리 광주·전남·전북을 합쳐 20만여명의 선거인단이 참여하는 대형 경선인 만큼 판세를 뒤집을 절호의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캠프 내에선 이번 슈퍼위크로 호남의 전략적 투표를 끌어낼 ‘반전 가능성’을 어필했다는 기대감도 있다. 광주·전남은 오는 25일, 전북은 26일 등 모두 추석 연휴 이후 투표 결과를 공개하므로 ‘추석 밥상 여론’을 주도하기 위한 두 후보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재명 후보가 어김없이 과반을 달성하면서 결선 투표 없이 본선으로 직행하는 ‘매직넘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이 오는 14일까지 3차 선거인단을 모집 중인 가운데, 총 선거인단 수는 210만명 내외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017년 당 대선 경선 당시 총투표율인 76.6%를 적용하면 160만명이 실제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과반 기준인 누적 80만표를 누가 먼저 달성하느냐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이날까지 이재명 후보는 28만5856표를, 이낙연 후보는 17만2790표를 얻었다. 양 캠프는 모두 “최종 투표율을 알 수 없어 매직넘버는 의미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후보의 ‘과반 연승’에 캠프의 딜레마도 깊어지고 있다. 본선 진출자가 일찌감치 굳어지면 경쟁자들의 빠른 수긍으로 ‘원팀’으로 거듭나기 유리하다는 분석과 경선판 전체의 흥미가 떨어져 흥행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한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굳이 과반 승리가 아니더라도 본선 진출 가능성이 높은데, 야당보다 당 대선 후보도 일찍 정해지는 마당에 경선 흥행마저 없으면 본선에서 불리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당 안팎에선 이낙연 후보의 의원직 사퇴가 단일대오에 차질을 빚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낙연 후보 사퇴 선언 이후 캠프 선대 위원장인 설훈 의원도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가 취소하는 등 향후 연쇄적 사퇴 파동으로 이어져 당 전체 분위기가 어수선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당 지도부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낙연 후보 의원직 사퇴서 처리 관련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한편 1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11.67%)로 기염을 토한 추미애 후보는 전날까지 누적 3위였던 정세균 후보를 밀어내고 굳건한 3위 자리를 차지했다. 최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이 커지면서 ‘추·윤 갈등’의 당사자인 추 후보에게 열성 당원의 지지가 모인 것으로 해석된다. 정세균 후보는 누적 득표율 4.27%로 추 후보(11.35%)에 7%포인트가량 뒤처져 사실상 ‘3위 경쟁’에서 멀어졌다.
 
12일 더불어민주당 강원지역 순회 경선 투표가 열린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 컨벤션홀에서 1차 슈퍼위크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후보들의 표정은 엇갈렸다. 이날 투표 결과는 이번 대선 경선 분수령으로 꼽혔던 만큼, 1위를 차지한 이재명 후보는 차분하지만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과반의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과 당원께 감사하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말했다. 2위 이낙연 후보는 “민심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희망을 얻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낙연 캠프 내부는 비록 이재명 후보와 20%포인트 가까운 큰 차이로 졌지만 이날 1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처음 득표율 30%를 넘긴 만큼 추격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았다는 점에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한 캠프 관계자는 “생각했던 것보다는 득표율 차이가 크지 않았다”고 전했다. 두 자릿수 지지율로 3위 자리를 굳힌 추 후보는 상기된 얼굴로 “단기필마 시민대표로 뛰는 제게, 힘을 모아주셔 감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세균·김두관·박용진 후보는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정 후보는 “선전한 후보들께 축하를 드린다”며 “제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끝까지 완주할 것인가에 대한 염려가 많으실 텐데 정견 발표에서 말했듯 계속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박용진을 찾아서 투표해 주신 7000여 지지자분들께 감사를 드린다”며 “다음 투표를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 컨벤션홀 진입로 삼거리에서는 2000여명의 민주당 지지자들이 양쪽으로 늘어섰다. 저마다 한 손에는 풍선을, 다른 한 손에는 바람개비를 들었다. 이낙연 후보 지지자라고 밝힌 한 50대 여성은 “바람을 일으키는 데 도움이 될까 봐 바람개비를 챙겨 왔다”며 자신의 파란색 바람개비를 보여줬다. 바람을 원하는 지지자들은 이낙연 후보 지지층만이 아니었다. 정세균 후보 지지자들은 노란색 바람개비를,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은 하얀색 바람개비를 들고 왔다. 행사장 진입로를 통제하던 민주당 당직자들은 후보를 더 가까이서 보려는 지지자들을 통제하느라 진땀을 뺐다.

 

이날 원주 온도는 섭씨 29도. 지지자들이 운집한 행사장 입구는 그늘이 없는 산 중턱, 하늘에는 구름 한 점이 없는 뙤약볕이었다. 현장 열기는 후보들이 차례대로 행사장에 도착하자 더 뜨거워졌다. 다만 이재명·이낙연 양 후보의 네거티브 종결 선언 덕인지, 서로를 공격하는 선거 구호는 없었다.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은 “억강부약, 적폐청산, 우리가 이재명!”이라고 외쳤고,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은 “지켜줄게, 사랑해요”를 외쳤다. 추미애 후보 지지자들은 “미애로 합의봐”라는 구호를, 정세균 후보 지지자들은 “대한민국, 정세균”이라고 외쳤다. 추 후보 지지자들은 김두관 후보가 행사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자 “김두관”을 연호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유승희 전 의원은 기자에게 “세 차례 경선 지역을 모두 다녀왔는데 오늘이 가장 사람이 많이 모였다”고 귀띔했다.

 
한편, 당 안팎에서는 지난 11일 대구·경북지역 합동연설회 당시 당 경선 후보들이 정견 발표를 할 시점에 이미 유권자들의 투표가 끝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거 순서가 완전히 뒤바뀌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1일 TK 지역 연설회 나흘 전인 지난 7일부터 온라인 및 ARS를 통해 대의원·권리당원 투표를 진행해왔다. 따라서 유권자들이 먼저 투표를 하고 후보는 뒤이어 공약하는 이상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기가 막히고, 정말 코미디 같은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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