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이 지난해 말보다 14% 증가했으나, 전세자금 대출의 98%는 실수요 대출인 것으로 파악됐다. 급증하는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전세대출을 규제해야 하느냐를 두고 금융당국이 고심하는 사이에 세입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8월 말 기준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119조9670억원이다.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전세자금 대출은 지난해 말보다 14조7543억원(14.02%) 증가해 같은 기간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 4.28%보다 세 배 이상 가파른 속도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위는 전세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한 배경에 전세대출을 이용한 ‘빚투’나 갭투자(전세를 낀 주택매입)가 상당히 작용하고 있을 것으로 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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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국토교통부>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전세자금 대출이 급증한 건 전셋값 상승으로 대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세자금 대출 중 주식 투자 등에 사용될 여지가 있는 건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빌리는 생활안정자금 대출이 유일한데, 5대 시중은행의 8월말 기준 생활안정자금 대출은 전세자금 대출의 1.94%(2조3235억원)에 그치고 있어서다. 나머지 98%는 실수요인 것으로 해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생활안정자금의 구체적인 사용처를 파악할 수는 없으나 생활안정자금 대출자의 주택소유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면서 “생활고 관련 자금 수요도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 생활안정자금 대출은 2조5252억원에서 2조3235억원으로 오히려 7.99% 줄어든 상태다.

 

금융당국은 전세자금 규제와 관련해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세자금 대출이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은 것도 아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금융지주회장단과 간담회 후 기자들에게 “실무적으로 20∼30가지 세부항목에 대해 면밀히 분석 중”이라면서 “추석 이후에 9월 상황을 보며 추가 보완대책 마련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세대출 규제 가능성에 대해선 “정해진 바 없다”며 “전세대출은 실수요자가 많으니 여건을 보면서 다시 한번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지난 7일 금융연구원 토론회에서 “전세대출, 정책모기지, 집단대출 등 세 가지가 가계부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세 가지 대출 모두 실수요 대출이어서 정책적 진퇴양난”이라고도 했다.

 

은행 영업점으로는 다급한 세입자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최근 전세자금 대출 관련 변동이 있는지 창구나 유선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전세자금 대출을 미리 받기 위해 아예 전세 계약을 서둘렀다고 말하는 고객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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